남원은 ‘춘향전’의 배경이 된 곳이다. 남원을 춘향골이라 부르는 이유다.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이 시작되고, 또 완성된 그곳 남원에는 지금 이들의 애틋한 사랑이 꽃비 되어 내리고 있다.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을 화사하고 아름다운 꽃비로. 남원에서 이 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지는 어디일까. 남원을 가로지르는 요천의 벚꽃길을 빼놓고는 이 봄, 남원을 논할 수 없다. 남원의 봄은 요천에 활짝 핀 벚꽃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요천 벚꽃길은 광한루원과 춘향테마파크 그리고 추어탕 골목 등 남원의 대표 여행지를 품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열린 꽃길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남원의 대표 관광지를 두루 돌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 일석사조의 즐거움이 기다리는 남원으로 봄을 만나러 떠나보자.
요천 벚꽃길은 광한루원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그러니 본격적인 벚꽃길 산책에 앞서 남원을 대표하는 여행지, 광한루원부터 돌아보는 게 순서다. 명승 제33호인 광한루원은 광한루(보물 제281호)를 품고 있는 정원이다. 이곳에는 세종 원년에 황희가 건립한 광한루 외에도 은하수를 상징하는 연못과 오작교 그리고 춘향사당과 월매집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광한루원의 대표 건물인 광한루는 춘향사당 좌측에 있다. 건립 당시 광통루라 불렸던 이 누각은 이후 정인지에 의해 광한루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정인지가 누각의 모습이 달나라 궁전 ‘광한청허부’처럼 아름답다고 감탄한 데서 비롯되었다 한다. 광한루는 정유재란 때 왜구의 손에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1639년 남원부사 신감이 복원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광한루 앞에는 요천의 맑은 물을 끌어와 조성한 멋스러운 연못이 있다. 오작교를 따라 연못을 지나다 보면 발아래 몰려드는 잉어 떼의 모습에 발걸음이 절로 멈춰진다. 이 잉어들은 1998년부터 시작된 시민들의 기부로 이곳에 터를 잡아 현재는 그 수가 3000여 마리에 이른다. 이곳 잉어 중에는 사람의 얼굴을 닮은 인면어도 있다고 하니 한 번쯤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광한루 우측으로 춘향관이 있고, 그 앞으로 월매집과 전통놀이체험장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