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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제값 받아야 하는 이유
  • 유경열 기자
  • 등록 2015-10-07 10: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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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설신문 유경열 기자] 건설공사를 수행하면서 ‘공사제값 받고 제대로 주고 제대로 시공’ 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설 산업의 공생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적정공사비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공사제값 받고 제대로 주기는 원도급자(일반건설), 하도급자(전문건설), 자재업자, 근로자에게까지 그 파급영향이 이어진다.


 


또 공사제값 받고 제대로 줘야 하는 이유는 안전과 환경은 물론 공사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어디 이뿐인가. 일반건설업자가 기침을 하면 하도급을 하는 전문건설업자는 몸살을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일차적으로 원도급자들이 공사금액을 제대로 받아야 하도급자, 자재업자 그리고 근로자들이 그나마 운신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는 말이다. 내 자신이 먹을 것이 없어 당장 죽게 생겼는데 남에 사정을 알겠는가.



지금 건설시장에서는 공공발주기관들이 정부가 정해놓은 규정을 무시하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가 도(度)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체 예산부족 등 경영자구책을 위해 공사비 산정기준인 표준품셈과 계약예규에서 정한 간접노무비ㆍ일반관리비 등을 부당하게 삭감, 발주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고 한다.


 


건설 산업의 건전한 질서문화를 선도해야 할 공기업들이 오히려 불공정거래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니 참으로 한심스럽다.정부가 이끌고 있는 공생발전위원회도 건설 산업 공생발전을 위해 발주기관이 표준품셈 총칙에 표준품셈 등을 부당하게 삭감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 건설단체에 따르면 공공기관인 한국전력공사(발전 자회사 포함)가 내부적으로 지침을 정해 정당한 근거 없이 표준품셈의 노무량을 10∼25% 가량 삭감하여 공사비를 산정, 업계의 원성을 사고 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원자력발전소 등을 건설하는 발전사에서 공사품질을 고려하지 않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원칙을 무시하면 큰 화(禍)가 뒤따른다는 사실을 잊은듯 싶다.


 


발주기관 담당자들의 건설업에 대한 이해부족과 폐쇄적이고 경직된 자세도 한몫을 하고 있다. 무조건 공사비를 깎아 낙찰시키는 행위, 또 발주기관 들이 부담해야 하는 잡비형태의 비용을 떠넘기는 행위 등이 솜씨로 여기는 아주 잘못된 문화도 문제다. 공사의 품질은 수주단계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실제공사에 투입되어야 할 공사비가 공사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공사와 관련이 없는 곳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염려스럽다. 저가로 낙찰된 공사는 그만큼 부실을 안고 있다. 건설공사는 일반 제품과는 성격의 차이가 있다. 건설공사 금액을 깎는 다는 것은 일반 제품의 물건 값을 깎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일반제품은 이미 완성된 물건이지만 건설공사는 계약관계가 이루어진 후에 공사가 진행되기에 무리하게 깎아서는 안 된다.


 


이는 곳 부실을 조장하는 행위가 된다. 때문에 시작부터 끝까지 변칙이 있을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건설업계가 일감부족으로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절박한 현실을 악용한다는 말도 있다. 덤핑경쟁을 유도 한다는 말이다. 인력과 장비를 돌려야 하는 안타까움,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저가수주 덫에서 벗어 날수가 없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참담한 현실이다.건설업계 사람들이 흔히 비유하는 말이 있다. 바로 자전거다.


 


멈추면 쓰러진다는 것이다. 수주과정에서 밑지고 남고를 따질 겨를도 없이 일감확보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들 한다. 이렇게 저가로 수주해서 매출이 늘면 늘수록 반비례로 적자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고, 결국 도산이라는 비참함을 맛본다는 것이다.



건설업계의 경영악화 등 어려움은 그렇다 치자. 건설 산업은 생활용품을 제조하는 산업이 아니다.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을 내다보는 구조물을 세우는 산업이다. 그 만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더욱더 규정과 원칙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 공사비를 깎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공사제값주고 품질을 독려하는 환경과 문화,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바라는 선진건설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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