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품 부작용 약사(略史) 중세의 약리학자이자 약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파라셀수스는 “모든 약은 독이다. 다만 사용량이 문제일 뿐 독성이 없는 약은 없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평균 3000~4000명에 대한 임상시험을 거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허가를 받는다. 그런데도 시판 후에 부작용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임상 시험시 관찰기간 등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부작용 사례를 살펴보자.
▶ 방사선 조영(照影)제 ‘트로트라스트’=이 약 물은 1928년에 장, 비장, 림프절의 방사선 촬영에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19년 후에 적은 양으로도 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항생제 ‘설파닐 아마이드’, ‘클로람 페니콜’ =1937년에 ‘설파니 아마이드’의 부작용으로 신부전증을 일으켜 100여명이 사망하기도 했고, 1950년대에는 항생제 ‘클로람 페니콜’의 부작용으로 많은 재생 불량성 빈혈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임산부 입덧 진정제 ‘탈리도 마이도’=1957년 독일에서 개발되어, 사용되던 이 약물이 1950~60년대 세계 48개국에서 1만 2000여 명의 기형아를 출산시키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악명을 떨쳤다. 혈액순환 억제 기능이 있는 이 약물을 복용한 임산부들이 팔다리가 짧거나 없는 기형아를 출산하였다.
▶고지혈증 치료제 ‘트리파라놀’ =1962년에는 이 약물이 백내장을 비롯한 많은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져 시장에서 회수되었다.
▶‘벤즈브로마인’ 성분이 함유된 통풍 치료제 =2005년 일본에서는 이 약물을 장기 복용한 환자 6명이 급성간염으로 사망하였다.
▶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2005년 미국 식품의약국은 이 약물을 복용한 2만 7000여 명이 심장 질환을 일으켜 일부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발표했다. 이 약은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 생기는 위장 장애를 없앤 ‘슈퍼 아스피린’으로 불리며 찬사를 받았지만, 더 심각한 부작용이 밝혀지면서 전 세계 시장에서 회수되었다.
▶SSRI 계열의 항우울제=첨단 과학을 동원해 화려하게 등장한 우울증을 획기적으로 치료한다는 신약 ‘졸로프트’를 복용한 소년이 잠자던 조부모를 총으로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 후 미국과 영국의 보건 당국은 졸로프트를 비롯한 SSRI 계열 항우울제가 폭력성을 증가시키고 자살을 부추긴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