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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장세현 대한전문건설협회 철근콘크리트공사협의회 회장
  • 유경열 기자
  • 등록 2021-05-25 14:29:07
  • 수정 2023-06-29 11: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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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풀어야 할 과제 ‘산더미’…“힘과 지혜 필요하다”
  • 철근대란에 현장 실행률 압박 ‘몸살’
  • 유급휴일수당, 발주처서 책정해줘야
  • 기술력 등 향상…하자기간 5년 타당
  • 전문건설에 맞는 중대재해법 규정을
  • 매사 논리정연…기업경영 ‘깔 끔’ 評


 


[대한건설신문 유경열 기자] 철근콘크리트공사업계가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건설경기는 모처럼만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공사현장은 철근이 없어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휴일수당, 과도한 콘크리트 하자보증기간, 중대재해처벌법 문제 등이 철근콘크리트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1만 2000여 철근콘크리트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장세현 대한전문건설협회 철근콘크리트공사협의회 회장은 ‘출구 찾기’에 바쁘다. 그를 만나 실상을 들어본다. “잘 아시다시피 앞을 가로막고 있는 산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밤잠을 설칠 때가 많습니다. 요즘 들어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을 쉴 때가 많아요.” 장 회장은 발품이라도 팔아야한다면서 자료를 주섬주섬 챙긴다.
“철근 문제만 해도 그래요. 톤당 100만 원을 넘어선 지는 이미 오래전에 일입니다. 100만 원이 아니라 아예 물건 자체가 없어요. 2008년 5월 ‘철근대란’ 이후 13년 만의 일이예요.” 지금 현장은 실행률 압박으로 ‘죽을 맛’ 그 자체라고 말한다.
장 회장은 유급휴일수당 등 인건비 부담 문제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며 입을 열었다. “유급휴일수당을 지급하느라 평균 1년이면 12개월이 아닌 13개월 치의 노임이 나가는 실정이다”며 “관급공사에서만 적용된다면 그나마 낫겠지만, 사실상 노조의 요구로 민간사업장에서도 유급휴일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한다.
연평균 16.5일의 유급휴일을 발주처가 간접비로 책정을 안 해줘 고스란히 하도급자가 떠안고 있는 것이 건설현장의 실상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20여 개에 달하는 건설노조의 입김이 현장에 작용, 투입하는 작업자의 인원수, 자기 사람 채용 등 횡포로 건설업체들의 경영환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고개를 내젓는다. 그리고 그는 “사업자는 근로자가, 근로자는 사업장이 있어야 하는 것은 진리이다”며 동반자이기에 서로 과한 욕심은 버리고 존중하자고 촉구했다.
장 회장은 또 10년이라는 과도한 콘크리트하자 보증기간을 이제는 5년으로 해야 된다고 잘라 말했다. “건물 외벽에 실금이 가는 콘크리트 건조크랙이 발생해도 하자로 취급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며 “철근콘크리트업계가 주요 공종이란 이유로 억울하게 과실을 덮어쓰는 일도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3~4년 하던 하자보증기간이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 이후 10년으로 연장됐어요. 그때와 비교하면 재료 등 철의 강도가 좋아졌다는 겁니다.” 장 회장은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술적인 발전이라며 하자보증기간 5년의 타당성을 설명했다. 하자보증기간 5년을 실현시키기 위해 전문건설협회 중앙회, 전문건설공제조합과 ‘T/F팀’을 구성하는 가하면 콘크리트학회, 건축학회 등과 학술적인 연구 활동을 진행 중에 있다고 한다.
장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고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를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규정했어요. 안전의무를 위반해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안전·보건확보 의무가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 등 상당히 추상적인 용어로 규정돼 있어 어느 정도 수준의 안전조치를 요구하는 것인지 모호해요. 또 사업주가 수십 개의 현장을 일일이 다 챙겨야 한다는 말인데 현실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종합건설과 전문건설의 입장은 많이 다르다고 한다. 그 이유는 “전문건설은 시공을 전담하고 있어 인력 투입이 많다”며 “당연히 전문건설에 적합한 법 규정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는 것이다. “골조공사는 타 공종에 비해 특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노무관련 비용이 무려 80%를 차지하고 있어요. 사람이 움직이는 공종입니다. 때문에 현장은 언제나 긴장 상태입니다. 외부환경에 완전 노출이 됐다고 보시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장 회장은 철근콘크리트공사의 어려움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도 빼놓지 않고 했다.
장 회장이 건설과 인연을 맺은 지는 올해로 28년, 동극건업(주)은 철근콘크리트공사를 주력으로 연간 700여억 원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기업 이미지도 깔끔하다는 평이다. 해서인지 업계에서는 그를 두고 ‘반듯한 건설인’이라고 말한다. 기자가 만난 장 회장은 논리정연하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한 명의 힘은 약하지만, 모두가 하나로 뭉치면 무한한 힘을 발휘할 수가 있어요. 또 경험과 지혜를 하나로 묶으면 철근콘크리트업계의 권익신장을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처럼 뭉치면 두려울 것이 뭐가 있냐며 그는 반문한다. 끝으로 장 회장은 근로자, 사업자 등 모두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땀 흘린 만큼의 댓가를 인정받는 그런 날이 오기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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