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신문 유경열 대기자] 우크라이나 재건 복구사업에 한국 건설사들의 참여가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달 10일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폴란드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당초 계획에도 없던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전쟁 중인 국가를 직접 방문한 것은 尹 대통령이 처음이다.
대통령이 위험을 무릅쓰고 전쟁 중인 국가를 방문한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자, 감동 그 자체였을 거다. 아마 이것보다 더 확실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한국 기업, 참여 명분은 없다고 본다. 당시 尹 대통령도 이러한 생각을 염두에 두고 우크라이나 방문을 결행했으리라 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여러 차례 신속한 전후 복구를 위해 우수한 한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이미 지난 5월 23일 우크라이나가 재건사업 5000건에 대한 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를 한국 정부와 공유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재건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다. 데이터베이스는 ‘재건 매뉴얼’로, 어느 지역에 어떤 건축물이 필요한지, 담당관할 부서는 어디인지 등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고 한다. 최근 전경련이 尹 대통령 폴란드 방문에 함께한 경제사절단 89개 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91.3%가 폴란드 방문성과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또 가장 큰 성과로 한국 기업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 기회 확대를 꼽았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국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 규모는 5월 우크라이나 정부 요청에 따른 ▲200억 달러 약 25조원 규모의 재건 프로젝트 ▲320억 달러 약 41조원 규모의 민간사업 등 총 520억 달러 약 66조원 규모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분야는 건설, 에너지, 수자원, IT, 철도차량, 건설기계 등 다양하다. 건물·도로·철도 등을 복구하는 데만 최소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미 현대건설을 비롯한 7개 민간과 한국토지주택공사 외 4개 공기업, 해서 모두 11개 기업·기관이 지난 7월 14일 尹 대통령과 폴란드 현지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기업 간담회를 갖는 등 사업참여에 집중하고 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우리나라 기업 참여를 희망하고 있지만 ‘미끼를 덥석 물기 전에’ 재건사업이 한국 기업에 얼마만큼의 이득이 되는가를 먼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황금시장’인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국내 기업들이 참여해 큰 수익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전쟁 재건사업에는 변수가 많다. 아직 전쟁이 끝난 게 아니라는 거다. 만약 전쟁이 더 길어지면 재건사업의 시작도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장애물이 될 수가 있다.
또 여러 국가와 기업이 재건사업에 뛰어들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은 뻔하다. 이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에 유리한 조건을 내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되면 큰 기대감에 비해 수익성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사업 전략을 짜는데 고민을 해야 할 부문이다.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 철저하고 치밀한 전략이 요구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