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신문 유경열 기자] 협회라 함은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설립, 유지해 나가는 곳이다. 건설업계 역시 공사부문별로 협회를 두고 있다. 소속 회원들의 업역확대와 권익보호 등 대변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협회·전문건설협회·설비건설협회가 그 중심에 있다. 이처럼 요즘 들어 건설업을 하는 사람들, 그 어느 때 보다 협회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협회 대내외에 크고 작은 사안들이 있지만 큰 업적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건설산업의 악재이자 부실화의 원흉이던 최저가낙찰제 해결이다. 정부가 현행 3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확대 하겠다는 것을 건설단체들이 오랜 시간 정부 등을 상대로 투쟁과 설득 끝에 결국 오는 2015년부터 종합심사낙찰제도로 전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개인으로서는 꿈도 못 꿀 일을 건설단체들이 똘똘 뭉쳐 가장 큰 숙원사업을 해결 한 셈이다.
최저가낙찰제는 정부가 예산절감을 하려고 만든 제도이다. 그러나 이 속에는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가장 싼 가격으로 수주한 공사, 품질은 상상에 맡기고, 위로는 원도급자를 비롯해 하도급자· 장비업자· 자재업자 등 아래로는 근로자들에게까지 고통을 안겨다 준 제도였기에 반응은 대단하다. 대업적이라 해도 괜찮다.
건설단체의 존재이유는 이뿐이 아니다. 건설단체들이 부실산업· 부패산업· 삽질행정이라는 주홍글씨를 지우기 위해 2012년 4월 대국민을 상대로 ‘건설과 복지의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했다. 사건·사고현장, 심지어 드라마 ‘못된 소재’로까지 단골메뉴로 등장한 건설산업, 이미지변신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단체는 단체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신뢰도를 높이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며 발 벗고 나섰다.
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건설업, ‘정화운동’ 등 속 보이는 ‘얄팍한 쇼’는 해 봤지만 이번과 같이 체계적이면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건설업계가 지난 한 해 동안 총772억8,000만원 규모의 사회공헌사업을 실천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건설업계가 펼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이 일회성, 전시성 활동이 아닌 연중·상시 활동으로 정착돼가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활동지역도 국내를 넘어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 건설업체가 진출해 있는 해외지역을 중심으로 확대해가고 있다. 더 한 것은 건설업계가 경기침체로 인해 ‘벌어서 이자도 못내는’ 힘든 상황에 처해 있지만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공헌활동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는 ‘건설문화’가 바뀌고 있음을 입증한다. 물론 이 같은 건설업계의 대변신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가져 온다는 셈법도 해볼 수 있다.
이미지 변신도 하고 또 일감창출을 위한 토양마련도 되고, 괜찮은 이미지개선 사업이다. 문제는 건설업이 존재 하는 한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참여 폭이 높을수록 그 효과는 극대화 된다는 사실, 생각해 봄직 하다. 어느 건설인이 한말이 생각난다. “먹고 살기 위해 건설업을 하지만 때로는 따가운 시선을 느끼고 창피할 때가 있다”는 말이다. 이젠 어깨를 펴고 당당히 사업을 영위하는 그런 세상을 기대한다.
이 모든 것들은 협회가 있어 가능하다. 때문에 협회를 이끌어 가는 집행부는 원칙과 규정, 그리고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그동안 특정인들이 협회를 사유화 하고 심한 경우 봉사 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본업’으로 착각하고 전횡을 하는 모습들을 무수히 봐 왔다. 협회 임직원들에게 반말과 때로는 욕설, 그리고 이권개입 등 온갖 추태를 부리는 일부 제도권내에 있는 사람들, 한마디로 꼴사납다.
이들에게 빗대어 말하는 ‘완장’이란 말까지 생겨났다. 이런 몰상식한 사람들은 협회를 떠나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다 된밥에 코 빠트리는’ 어리석은 처신은 하지 말라는 말이다. 여하튼 회원들 입장에서 협회가 있어 좋은 것은 분명하다.
협회 역시 변화 하는 모습들이 보이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회원들이 기댈 수 있는 어머니 품속 같은 곳, 그 역할을 바라고 있다. 남은 과제는 진정한 봉사자세와 끊임없는 관심과 실천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