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신문 유경열 기자] 토공과 실내건축의 큰 폭의 수주감소 영향으로 8월 전문건설업 수주가 전월의 72.7%, 전년 동월 대비 81.3%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원장 유병권)은 전문건설공사의 8월 수주실적과 9월 경기전망을 담은 경기 동향을 이같이 발표했다.
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8월 전문건설공사 수주 규모는 전월의 약 72.7% 규모인 4조 5,850억원(전년 동월 약 81.3%)으로 추정됐다. 이는 하절기에 따른 전월의 종합건설 수주감소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의 정부 정책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현저한 수준의 수주감소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원도급공사의 수주액은 전월의 63.4% 규모인 1조 3,440억원(전년 동월의 약 102.3%)으로 나타났다. 하도급 공사의 수주액은 전월의 약 77.6% 수준인 3조 2,640억원(전년 동월의 약 74.8%)으로 추정됐다.
한편 정부는 연내에 1조 6,000억원 규모의 재정보강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 7월까지 정부의 재정집행률이 71.8%, 국토부의 SOC사업 집행률이 72%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실현 가능성이 높은 사안으로 점쳐진다. 올 상반기에 발표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약 24조원), 생활SOC 3개년 계획(약 48조 원), 노후 인프라 개선대책(약 32조 원) 등이 향후 몇 년간 건설공사 물량으로 이어질 것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올해보다 19%가량 늘어난 513조원 규모의 슈퍼예산이 편성, 이들 중 적지 않은 부분이 지역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SOC에 집중적으로 투자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월 및 전년 동월의 공사수주액과의 변동 폭은, 전문업종별 추정 수주실적의 원자료인 전문건설공사 보증실적집계의 변동에 따라 전월의 추정 공사수주액을 일부 수정한 뒤 금월에 추정된 공사수주액과의 변동 폭을 비교한 결과다. 본 조사에서는 서로 성격이 유사한 강구조물공사업과 철강재설치공사업의 추정수주액을 합산해 ‘강구조철강재’로, 조경식재공사업과 조경시설물공사업의 추정수주액을 합산해 ‘조경식재시설’로 합산·집계했다.
한편 9월의 전문건설업 경기실사지수는 8월(44.4)보다 크게 개선된 61.1로 전망됐다. 정부의 재정정책의 확대 가능성과 건설투자 확대 기조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이후로도 건설수주의 급격한 감소가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달 골드만삭스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기존 2.2%)로 하향 조정하는 등 한국 경제성장률을 1%대로 예상하는 해외의 주요 투자은행들이 적지 않다. 또 국내 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월에 이어 이달에도 한국경제가 6개월째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2008년)인 폴 크루그먼은 최근의 한국방문에서, 디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기 전에 한국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의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0.9% 증가한(공공부문 7% 증가, 민간부문 1% 감소) 72조 8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때도 민간 주택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업의 전망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닌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번 조사에 대해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최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의 선제적인 건설투자 확대방침 등을 감안하면 금월 수주감소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수주실적은 전문건설공제조합의 공사보증금액을 근거로 추정했다. 아울러 경기평가(전문건설업 경기실사지수, SC-BSI)는 대한전문건설협회의 16개 시·도별 주요 회원사들을 중심으로 설문한 결과이다. 건설산업에서 하도급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전망 자료가 갖는 의미는 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