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신문 유경열 대기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월 전문건설업 수주영향은 미미하나 이번 달 이후의 추세가 더욱 중요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원장 유병권·사진)은 전문건설공사의 금년 2월 수주실적과 3월 경기전망을 담은 경기 동향을 내놨다.
수주실적은 전문건설공제조합의 공사보증금액을 근거로 추정, 경기평가(전문건설업 경기실사지수, SC-BSI)는 대한전문건설협회의 16개 시·도별 주요 회원사들을 중심으로 설문한 결과이다. 건설산업에서 하도급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자료가 갖는 의미는 크다. 2월 전문건설공사의 전체 수주규모는 전월의 약 121.5% 규모인 7조 3,830억원(전년 동월의 약 137.7%)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상반기 건설수주의 감소가 우려되고 있지만 정부의 건설투자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원도급공사의 수주액은 전월의 141.5% 수준인 2조 2,000억원(전년 동월의 약 147.8%) 규모이다. 하도급공사의 수주액은 전월의 약 134.8% 수준인 5조 2,950억원(전년 동월의 약 134.7%)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2월에 분양 예정된 총 31개 단지(총 1만 9,000여 세대) 중 실제로 분양된 단지는 모집공고를 기준으로 15개 단지(약 1만여 세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3월의 분양예정물량들도 상당수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도 금년 하반기 이후의 건설공사물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참고로 3월 들어 주요 투자은행과 신용평가사 등은 한국의 금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조정한 바 있다. 이에 한국은행도 기존의 전망치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43개 투자은행(IB)과 신용평가사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지난 2월보다 0.4%p 하락한 1.8%로 알려졌다. 또 지난 2월에 한국은행이 하향조정한 전망치는 2.1%였지만, 현재로서는 코로나로 인한 추가적인 전망치의 하락이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
전월 및 전년 동월의 공사수주액과의 변동 폭은 전문업종별 추정 수주실적의 원자료인 전문건설공사 보증실적집계의 변동에 따라 전월의 추정 공사수주액을 일부 수정한 뒤 금월에 추정된 공사수주액과의 변동폭을 비교한 결과이다. 그리고 본 조사에서는 서로 성격이 유사한 강구조물공사업과 철강재설치공사업의 추정수주액을 합산해 ‘강구조철강재’로, 조경식재공사업과 조경시설물공사업의 추정수주액을 합산해 ‘조경식재시설’로 합산·집계했다.
3월의 전문건설업 경기실사지수는 전년 2월(60.8)보다 크게 개선된 83.1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월(53.8)보다도 높은 것으로서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인 코로나19의 여파를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건설투자의 확대를 추진 중인 정부방침 등을 감안한다면 납득할 수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경남지역 등에서 일부 멈춰선 공사현장들이 발생했다. 부동산에 관련된 금융기관들의 투자검토도 사실상 진행이 중단되는 등 기업 활동이 원활하지 못한 사례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 LH의 경우에는 전년도의 약 2배 수준인 20조 5,000억원 규모의 공사·용역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년에 편성된 추가경정예산(11조 7,000억원)에는 SOC예산이 배정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기 계획된 SOC투자의 조기집행 등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또 2차 추경편성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록 일부에 한정되지만 일각에서는 추경규모를 최대 40조원까지 확대하자는 주장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조사에 대해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상반기의 경제성장률이 부진할 것이 확실해지면서 이를 상쇄하는 방편으로서 오히려 하반기 이후의 건설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