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적 차등성을 전제로 질병을 바라보는 체질의학은 모든 인간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건강법이 있을 수 없다. 각 체질에 따라 생리,병리가 다르게 작용하고 있어서 그에 맞는 생활 습관이나 음식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질병을 예방하고 몸의 순환 체계를 거스르지 않는 방법이다.
체질은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체질개선은 다른 체질로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체질의 불균형 상태를 극복하는 것이다. 즉, 장부의 과잉과 부족을 따져서 부족한 것은 보충해 주고 넘치는 것은 덜어내 주는 조정이라 할 수 있다.
목욕도 각 개인의 차이, 다시 말해 그 사람의 체질에 따라 건강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해가 될 수도 있다. 목욕은 몸을 청결히 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잘못된 목욕 습관으로 인해 기력 저하나 피부 손상은 물론 질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목욕은 크게 온수욕과 냉수욕으로 나뉜다. 냉수욕은 피부의 긴장도를 높여서 땀구멍을 막는 작용을 하고, 온수욕은 피부를 이완시켜 땀구멍을 여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러야 하는 체질은 온수욕을, 땀을 내면 안 되는 체질은 냉수욕을 해야 한다.
즉, 냉수욕이 건강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몰라보게 효과를 보는 사람도 있고, 감기에 걸렸을 떄 목욕탕에 가서 땀을 빼고 나면 가볍게 낫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 심해져서 아예 중환자가 되어버리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모든 상황들은 개개인의 체질이 다르고 생리 병리 기전이 다르기 때문이다. 체질에 맞는 목욕법을 찾고자 하면 자신의 체질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질에 따라 겉과 속의 체온에 대해 살필 줄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속의 체온이 더 높은 사람은 탁트인 공간을 좋아하고 옷이나 이불을 얇게 사용하거나 노출시키려고 한다. 반면에, 속의 체온이 더 낮은 사람은 아늑하고 막힌 곳을 좋아하고 차가운 물을 많이 마실 기분이지만 많이 먹지는 못한다.
이런 체온의 차이는 타고난 선천적인 것이므로 인체내에서 조화가 이루어져야 하나, 잘못된 생활습관이 질병으로 속의 체온이 더 높은 사람에게 속열이 발생하고, 겉의 체온이 더 높은 사람에게 겉열이 발생한다.
태음인과 소양인은 속 체온이 높은 부교감신경 긴장인이어서 속열을 발산시켜야 하므로 땀구멍을 열어 주는 한증탕이나 온천욕과 같은 온수욕이 적당하다. 목욕물에 태음인은 칡·연근·마를 끓여 사용하면 좋고, 소양인은 치자·개나리 씨·생지황 끓인 물을 사용하면 좋겠다.
한편 소음인과 태양인은 겉의 체온이 더 높은 교감신경 긴장인이어서 겉열을 식혀주는 냉수마찰·냉수샤워·수영 등 냉수욕이 적당하다. 태양인은 솔잎 끓인 물을, 소음인은 생강·대추·삽주 뿌리 끓인 물을 식혀서 사용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