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신문 유경열 대기자] 건설물량 감소, 생산요소 수급 불안 등 건설시장을 둘러싼 위험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적어 올해 건설경기 부진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4일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2023년 2분기)’ 발간을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2023년 2분기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에서는 전문건설업을 포함한 건설과 주택시장의 2023년 2분기 평가와 3분기 전망이 포함됐다.
올 2분기 건설시장은 건설기성을 제외하면 대부분 건설지표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을 지속했다. 아울러 3분기 역시 물량 감소, 공사비용 부담, 부동산PF 불안 등으로 건설경기 회복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건설경기는 부정적 지표와 금융환경 등으로 인해 상반기보다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 건설투자 기준 -0.2%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주요 건설지표는 기저효과와 누적된 선행지표의 시차 효과로 건설기성은 증가했으나 건설 수주, 건축허가 및 착공 면적, 분양물량 등 대부분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4월까지 건축허가면적은 18.8%, 건축 착공 면적은 34.7% 감소했다.
또 최근 전기세 인상에 따라 시멘트 등 주요 건설자재의 가격 및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고, 부동산 PF 연체률이 증가하면서 자금시장 불확실성 역시 여전한 상황이다. SOC 예산 감소, 상반기 조기 집행 등에 따라 하반기 이후 공공투자가 부진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건설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건축 시장 역시 부정적이기 때문에 건설경기 어려움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올 2분기 전문건설업은 계약액이 감소세로 전환되는 등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거시경제 여건 악화,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라 하반기에도 업황 개선은 요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문건설업 경기 체감도는 최근 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 5월에는 38.9에 불과한 상황이다.
경영상의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타워크레인의 잔업거부, 안전 수칙 준수 등 건설노조 현안, 기능인력의 수급난, 생산체계 개편에 따른 업역 충돌과 수주 경쟁의 심화 등이 지적됐다. 또 최근 전문건설업체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경기 체감도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 2분기 주택시장은 규제 완화와 누적된 가격 조정으로 가격 낙폭이 둔화되고 수급 심리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3분기에도 이어져 주택경기는 저점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6.3%, 전세 가격은 -11.0%를 기록, 하반기 매매와 전세 모두 0.3% 내외 상승세로 전환돼 연간 매매가격은 6%, 전세 가격은 10.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주택가격 낙폭이 지속해 줄어들고 미분양 위험이 크게 완화되는 등 시장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시장 회복세는 지속돼 주택경기는 저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환율 등 대외여건 불확실성에 더해 연체율 증가, 낮은 수준의 주택거래량, 지방 분양시장 위축 등 위험 요인 역시 상존하고 있다.
이번 분석을 총괄한 박선구 연구위원은 “건설시장을 둘러싼 위험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적어 올해 건설경기 부진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건설공사비 안정과 부동산PF 등 금융시장 불안 해소가 선행되어야 건설경기 회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