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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고...조합시스템화에 '승부수'
  • 유경열 기자
  • 등록 2016-09-30 16:08:42
  • 수정 2023-06-29 13: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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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태식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회원감사(준 제E&C(주) 대표이사)
  • 설립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밑바닥까지 훑는 감사단행
  • 회계· 노사문제 등 도출…구조조정 이끌고 예산도 절감
  • 느슨했던 조직에 긴장감 불어넣고 의식개혁 높이 평가
  • 줄서기 직원용서 안 해…인적·업무시스템 구축에 역점
  • 현실 외면하고, 입 다물고, 일하는 사람 흔들면 안 돼
  • ‘대쪽성품’에 기업평판 깔끔…‘현미경 감사’별명 얻어


[대한건설신문 유경열 기자] “이 자리에 계신 대의원여러분들의 성원과 절대적지지가 없으면 회원감사 수락을 거부 하겠습니다.” 지난달 26일 설비건설회관에서 열린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총회에서 회원감사 단일후보로 추대를 받은 고태식 준 제E&C(주) 대표이사가 발언대에 나가 총회에 참석한 대의원들에게 자신의 심경을 털어 놓은 말이다.


이 같은 말이 나오기까지의 배경을 설명하면 고태식 감사는 2011년부터 2년간에 걸쳐 설비건설공제조합 회원감사역을 맡았다. 회원감사직을 수행하는 동안 설비건설공제조합이 1996년 설립 이래 처음으로 밑바닥까지 훑어보는 감사를 단행했다. 당시 회계 쪽· 노사 쪽 등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파악,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만든 인물이다.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감사다운 감사를 받은 설비건설공제조합 조직의 당황은 물론 건설관련 공제조합들에게까지 소문이 나 돌 정도로 충격은 상당했다. 이때 고태식 감사를 두고 ‘현미경감사’ ‘돋보기감사’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혼자 잘 난 척 한다” “너무 설치고 심하다”는 등 조직적인 저항과 함께 비난의 목소리가 상당했다. 그러나 고 감사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꿋꿋하게 감사직을 수행해 나갔다. 저항과 비난의 소리가 날 때 마다 오히려 더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고 감사는 당시 심경을 말한다.

 

“솔직히 무척 괴로웠습니다. 공갈협박도 받아 봤고요. 그러나 흔들리거나 두려운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저를 감사로 선임 할 때는 일을 하라고 시킨 거지! 그것도 조직 최고의결기구인 총회에서 선임 해준 것 아닙니까. 우리가 말하는 그냥 ‘감사완장’하나차고 거드름이나 피우며 대충하라고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 감사는 약간 흥분된 모습을 보이면서 계속 말을 이어간다. “여기서 물러서면 우리 조합은 영원히 체크할 기회를 놓친다는 판단이 섰어요. 냉정하게 하다 보니까. 솔직히 좀 심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아요. 감사과정에서 행여 마음에 상처를 입었던 사람들이 있으면 본심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규정을 준수하며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도 많았다”고 말한다.


설비건설공제조합은 당시 감사결과를 토대로 조직재정비는 물론 지점 등 부서통폐합을 단행, 예산절감효과를 이끌어 냈다. 이 보다 더 값진 것은 느슨했던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또 의식개혁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에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일 3년 임기의 첫발을 내딛은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눈치다. “지난 감사를 통해 조합에 동력을 얻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일은 안하고 불평불만만 늘어놓고, 줄서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 것 만 큼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강한 톤으로 의지를 밝혔다.

 

“반대로 설비조합이 타 조합에 비해 규모 등 모든 측면에서 작지만 직원들이 가족처럼 서로 신뢰하며 자기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보장을 하려고 한다”는 그는 조직에 대한 믿음을 갖고 소신껏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앞으로 인적구조와 업무시스템 구축화에 역점을 두겠다며 청사진을 밝혔다. “모든 것에 첫 시작과 기반은 조직에 있다고 봅니다.

 

다음은 업무구조 이지요. 이 모든 것이 시스템화가 돼야지 미래를 보장할 수가 있다고 봅니다. 수익창출은 그 다음에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고 감사는 조직에 동력은 실렸다고 판단, 다음단계로 조직기강도 잡고 시너지효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명예 퇴직을 검토하고 있다. 고 감사는 또 하나 안타까운 것이 있다고 했다. 다름 아닌 조합원들의 무관심을 말하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고도 입을 다물고, 오히려 일하는 사람을 뒤에서 흔들고, 수군거리는 모습이 가슴 아프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이는 나만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생존이고 미래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깔끔한 외모의 기계공학을 전공한 고태식 감사, 업계에서는 그를 두고 대쪽 같은 성품을 지닌 불을 보면 못 참는 ‘행동하는 양심’이라 부른다. 그의 좌우명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바로 ‘끊고 맺음이 정확하자’이다.

 

그는 현대건설에서 ‘건설 철학’을 학습, 올해로 40여 년째 ‘건설인생’을 살아온 중견급 건설인이다. 1998년 11월, 반도체· 전산시설· 클린 룸 분야 등을 주력하는 준 제E&C(주)를 설립, 인생을 걸었다. 이런 그에게도 큰 아픔이 있었다. 글로벌금융 위기 여파로 협력사였던 대형건설사 6곳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 도산위기에 이르는 엄청난 액수의 피해를 당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극복, 연매출 600여 억 원을 유지 하는 기업으로 다시 우뚝 세웠다.

 

극복하기까지는 고 감사의 ‘뚝심경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그동안 그의 인품 등 기업신뢰와 기술력이 크게 한 몫을 했었다는 후문이다.준 제E&C(주), 강남구 논현동에 반듯한 사옥에다,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에 자리한 2,000평 대지에 건평 950평 규모의 공장에서 각종 배관을 비롯해 닥트·소화설비·철물가대 등 생산라인이 25시가 부족할 정도로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비상식에 몸서리치며 똑바로 하기를 바라는 고태식 사장, ‘설비외길’을 걸어온 ‘설비포청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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