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치유의 중요성
현대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진정한 의사는 내 몸 안에 있다. 몸 안의 의사가 고치지 못하는 병은 어떤 명의(名醫)도 고칠 수 없다”라는 말로 면역력 즉, 자연치유력을 강조했다. 중세 약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파라셀수스(Paracelsus)도 “모든 약은 바로 독(毒)이다. 다만 사용량이 문제일 뿐 독성이 없는 약은 없다”고 설파했다. 그러므로,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내 몸의 자연치유력이 부작용이 없는 가장 좋은 치료제라고 할 수 있다.
“약을 끊어야 병이 낫는다”는 역설
그런데, 서양의학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면역력이 약화되는 처치를 하면서 문제가 되었다. 즉, 두통에는 진통제, 감기 걸려 열이 나면 해열제, 속이 더부룩하면 소화제, 설사할때는 지사제(止瀉劑), 잠이 오지 않으면 수면제를 복용하는 등 모든 병을 약으로 고치려 한다. 오죽하면, 세계적인 면역학자인 아보 도오루 박사가 현대의학의 대증(對症)요법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지적하면서, “약을 끊어야 병이 낫는다.”고 주장했을까?
병에 걸려 나타나는 통증이나 발열(發熱), 가려움, 설사 따위의 불쾌한 증상은 몸이 낫고자 하는 ‘치유반응’이지만 환자는 ‘골칫거리’ 내지는 ‘제거대상’으로 생각한다. 의사는 환자의 괴로움을 어떻게든 제거하기 위해 증상을 약으로 억누르는 대증요법을 시행한다. 그것으로 환자는 일단 편해졌지만, 치유반응을 억제당한 몸은 나을 기회를 상실한다. 그 결과, 병은 악화되거나 만성화되고 다시 약을 먹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약에 의존하다 보면 자연치유력이 저하되고, 나중에는 그기능을 완전히 잃게 된다. 예를 들면, 배변(排便)이 시원치 않다고 해서 계속 변비약을 사용하면, 인체의 대장 기능이 무력해져 나중에는 변비약이 없이 는 살 수 없게 된다. 또한, 인체의 이상(異常)을 바로잡기 위한 치유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 즉 발열, 통증, 가려움증, 설사 등을 약으로 억제하다 보면 인체 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린다. 남용하는 약으로 인해 면역계를 교란시키고, 결국 치유력을 완전히 무력하게 만드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오늘날, 병원에서는 약을 처방할 때 여러가지 약을 함께 사용하는 이른바, ‘다제(多製)병용 요법’을 주로 쓴다. 단순한 고혈압의 경우에도 몇 가지 약을 함께 처방한다. 치료효과를 보강하기 위한 이유도 있고, 처방하는 약으로 인한 부작용 증상을 막기 위해 또 다른 약을 쓰기도 한다. 통증 완화를 위해 처방 하는 진통제의 경우에도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속쓰림을 억제하는 제산제(制酸劑)를 함께 처방한다.
이와같이, 한 가지 약물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또 다른 부작용의 위험이 있는 약을 같이 쓰면서 약해(藥害)의 위험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역설적(逆說的)으로 ‘친절한 의사를 조심하라’는 말도 생겨난 것이다.